좀 늦게 9시 반쯤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다행이 8호 태풍 할롱이 일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한다. 떠날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말이 떠올랐다. 하든 안하든 후회할 바에는 하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심리학교수님께서 하신 말이다.
점심을 든든이 먹고, 12시 반쯤 집에서 나왔다. 가게에 들러 어머니,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진짜 출발했다. 노자돈이라도 조금 주실줄 알았는데.... 쩝.
엊그제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을 갔다 와서 인지, 상암동 경기장 가는 길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1시, 2시 쯤인데도 햇볕도 그렇게 뜨겁지는 않았다. 잠깐 경복궁에 들러 옛날 수위병들 사진을 찍었는데, 처음이라 어색했는지 아님, 혼자라서 어색했는지, 사진을 같이 찍자고 이야기를 못한 것이 아쉽다.
3시 21분쯤 첫 번째 구장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도착이다. 저번에 영민이랑 와 봐서인지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벌써 10개 구장중 하나를 보니 가슴이 설레였다. 예상외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관람석에는 초등학생, 외국인,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초등학생들이 앉아서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외칠 때는 외국인들이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 봤다. 그 초등학생들이 지금 외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으련만.. 가슴속에 대한민국을 품고..

첫 번째 경기장을 뒤로 한채 인천으로 출발했다. 4시쯤 성산대교를 건너 인천으로 가는 이정표만 보고 갔는데, 인도도 없고, 너무 위험했다. 목숨을 건 2차선 차선 변경까지 무서웠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그길은 고속도로 진입로여서 자전거로 가기 힘든거 같았다. 나처럼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는 길이 었는데, 큰일날뻔 했다. 다행이 양천구로 해서 부천, 부평, 인천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지도에서 발견, 열심히 폐달을 밟았다.
양천구에서 부천으로 갈 때는 많이 힘들었다. 고개도 많았을뿐더러, 혼자라는 것이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럴만도 한 것이 혼자서 4~5시간 자전거만 타니 힘들 수 밖에. 그러나 출발한 이상 10개 구장은 다 보고 오겠노라 다짐했다. 그 외로움을 오이가 많이 달래 주었다.(외로움이 아니라, 배고픔이었을지도.. -_-a;;)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힘차게 폐달을 굴렸다.
부천을 도착해 1,000짜리 토스트를 하나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또, 어머니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집밖에 나와 있을 때는 그렇게 잘 느끼면서도 집에만 들어가면 왜 그렇게 잊어 버리는지...
부평에서는 길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한길로만 가다가 길을 헤메고, 너무 지도만 믿지 말아야겠구나 생각했다.
한 바퀴, 한 바퀴 최선을 다하니 어느새 두 번째 월드컵 구장인 문학 경기장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경찰 아저씨께 문학 경기장이 어디나고 물었더니, 나를 위, 아래로 훑어 보고 깔 보듯이 대답해 줬다. 아우~ 그 경찰 아저씨한테 10개 월드컵 구장 다 돌꺼라고 큰소리 뻥뻥 칠껄.. 아직도 후회된다.
문학 경기장은 월드컵 축구 경기장도 있고, 야구 경기장도 있었다. 너무 기쁜 나머지 긴장을 풀어 차를 미쳐 보지 못해 위험했었다. 불현 듯 호나우딩요가 생각난 이유는 뭘까?..하석주까지.. 아무리 좋아도 평상심을 유지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사고는 무조건 위험하니까.
역시 혼자 다녀서 제일 아쉬운건 사진 찍을 때다. 찍을 때마다 내가 나오려면 부탁해야 되고.. 이궁. 삼발이를 가져올걸. 사진도 뿌옇게 나와 삼발이 생각이 더 간절했다. 문학 경기장 들어가려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시간이란다. 들어가보고 싶지만 내일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했다.
인천에 사는 희윤이에게 연락을 했다. 희윤이를 만나러 학익사거리에서 이리저리 방황을 했지만, 결국은 희윤이가 사거리로 마중을 나왔다. 참 반가웠다. 오늘 아니면, 언제또 아는 사람을 반갑게 만나려나.. 부산에 있는 큰집에나 갔을 때...
무려 5,000원짜리 갈비탕을 얻어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깍두기까지. 9시가 다 되어 만나 미안했고, 나 때문에 신경도 많이 썼을꺼다. 24시간 사우나까지 물어봤으니. 이야기 하면서 웃음도 끊이지 않았고, 맛난 아이스크림까지. 최고의 저녁이었다. 너무너무 고마웠다. 역시 같은 반이라서 편하고, 좋은거 같았다. 할 이야기도 많고.
자수정이란 사우나에 들어왔다. 오자마자 들낙날낙.. 안절부절이다. 옷을 빨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국을 용기를 내어 팬티랑 면티를 안에서 빨아 사우나실 안에서 말렸다. 이 일기를 다 쓰고 나서 다 말랐는지 확인해야겠다. 그래도 첫날은 저렴한 밤을 보낸다. 오늘 쓴 돈이 7,200원 뿐이니.. 후훗, 아니다. 이 공책까지 7,700원이다. 그래도 좋다.^^
어머니가 걱정이 많이 되시나 보다. 그렇겠지. 전화를 자주 해야겠다. 아니야. 주엽이한테 문자를 보내 전화하라고 시켜야겠다. 히히.. 아무튼 첫째날은 그럭저럭 행복하게 잘 보냈다. 과연 내일 몇시쯤 일어날 수 있을지, 빨리 일어나면 좋으련만, 사진도 정리하고 싶은데.. 벌써부터 MSN이 하고 싶어 진다. 이궁, 자야겠다. 일기장아.! 안녕...
자전거 탄 시간 6:09:31
이동거리 : 75.2km
집~가게~과학관~경복궁~상암동 경기장~양천구~부천~부평~문학 경기장~자수정 사우나
쓴돈 : 파워에이드(1,200), 토스트(1,000), 사우나(5,000), 공책(500) = 7,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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